많은 사람들이 은퇴하는 가족, 동료, 선배, 친구를 위해 꽃다발을 선물한다. "고생했다, 제 2의 인생을 즐기라"는 축하의 인사가 오가기도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은퇴는 분명 즐겁고 축하를 받을 만한 일이다. 하지만 은퇴에 대해 막연한 불안함과 두려움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은퇴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재무전문가를 찾아오는 클라이언트들의 목적은 명확하다. 전문가가 자신의 불안을 해소해주기를 원하는 것이다. 따라서 클라이언트와 상담할 때 이들이 불안해하는 이유,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을 정확히 진단해 그에 맞는 처방을 내려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해야 한다. 또한 은퇴에 대해 갖고 있는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불필요한 불안감이 조장되기도 하므로, 클라이언트가 은퇴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짚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은퇴에 대한 불안감의 원인으로는 일반적으로 심리적 요소와 경제적 요소가 지목된다. 은퇴자는 퇴직 이후 사회적 지위를 상실하고 경제적으로 자율성을 잃어 가구원에 의존하게 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오는 무력감과 상실감이 우울증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조사 결과에서도 은퇴자는 은퇴 전과 비교해 건강생활습관은 높아졌으나, 본인이 생각하는 전반적인 건강상태와 정신건강은 평균적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요인 또한 비슷하다. 은퇴는 곧 고정적인 수입원이 사라짐을 의미하므로, 충분한 여유자산이나 노후대책이 준비되어 있지 않은 경우 불안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동시에 이것이 은퇴에 관한 일반적인 인식이기도 하다. 즉 재산의 다과(多寡)가 은퇴 후 삶의 윤택함을 결정짓는 요소라는 것이다.
그러나 은퇴에 관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리서치 기업 Retirement Lifestyle Center의 창립자 배리 라벨리(Barry LaValley)는 재정적인 문제에만 집중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균형을 찾는 것이 성공적인 은퇴의 핵심이라는 것. 대부분의 금융 서비스 전문가는 은퇴가 재정적인 문제에 가깝다고 여기는 우를 범하지만, 은퇴는 오히려 현금 유동성이나 상속 설계보다 훨씬 복잡한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은퇴를 하고 퇴직자를 지탱해줄 것이 아무것도 없으면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퇴직자가 계속해서 활동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주는 것이 금융 서비스 전문가의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라벨리가 말하는 금융 서비스 전문가의 역할은 ‘은퇴자의 소프트랜딩을 돕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 소프트랜딩이란 비행기가 부드럽게 활주로에 착륙하는 모습을 의미하는 표현으로, 은퇴자 역시 퇴직이라는 활주로에 서서히, 부드럽게 착륙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심리적, 경제적인 불안감은 소프트랜딩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은퇴의 소프트랜딩을 위해서는 미리 계획을 세우고 단계적으로 접근해 이러한 외부적 요인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먼저 경제적 요인의 경우, 은퇴 후 고정적인 수입원이 사라지면 기본적인 생활비를 어떻게 충당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에 대해 은퇴 문제 전문가 톰 헤그나(Tom Hegna)는 평생 보장되는 소득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성공적인 은퇴는 자산의 문제가 아니라 소득의 문제라고 본다. 따라서 은퇴 후 기본적인 생활비는 부동산, 주식, CD등 투자금이 아닌 퇴직연금, 노령연금 등 평생보장소득에서 1차적으로 충당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퇴직연금, 노령연금만으로 부족하다면 평생 소득 연금 보험 가입을 권유하기도 한다. 생명보험을 연금으로 전환해 평생 소득을 확보하는 방식도 생각해볼만 하다. 또한 헤그나는 연금과 관련한 정부 혜택을 더욱 올릴 수 있는 방법으로 클라이언트의 은퇴를 최대한 늦출 것을 제안한다. 파트타임 형태로도 몇 년 더 일하도록 만들 수 있으면 은퇴 성공률은 더욱 올라간다는 것이다.
이렇게 안정적인 기본 소득원을 마련한 뒤, 추가적인 자금원을 모색해 재정 상태를 더욱 여유롭게 운용할 수 있다. 송세원 회원은 보험 리모델링을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보험 리모델링은 기존의 보험 상품들을 분석해서 정리하거나 해지해야 할 상품을 찾아내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남은 여유자금을 증권이나 확정형 연금상품에 투입해 새로운 주머니를 만들 수 있다”며, “보험 리모델링은 은퇴 이후의 현금 흐름을 개선하기 위한 접근법”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는 은퇴 설계 관련 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하기에는 어려운 일이므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다음은 심리적 요인이다. 은퇴는 결국 새로운 일상에 정착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일상이 그저 공백의 시간으로 남아버리면 우울증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취미 생활 등 지속적으로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MDRT 회원으로 활동한 샐리 먼포드(Saly Munford)는 무려 4년간 단계적으로 은퇴를 준비했다. 은퇴 후 하고 싶은 활동을 미리 계획하고 새로운 취미를 만든 덕분에 쉽게 새로운 일상에 적응할 수 있었다. 다만 이러한 여가생활을 즐기는 데에도 비용이 소요되므로, 은퇴 후 소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금융 서비스 전문가가 은퇴 대비 금융상품을 고민하고 자산을 포지셔닝하는 역할을 맡아주어야 한다.
은퇴는 이처럼 간단하지 않은 작업이다. 누구나 은퇴를 하지만, ‘잘’ 은퇴하는 것은 준비가 필요하다. 불안해하는 클라이언트를 상담하는 금융 서비스 전문가는 바로 이 점을 활용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58년 개띠’를 시작으로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이미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리고 향후 12년 동안 전체 인구의 약 20%가 은퇴를 맞이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민 연금은 약 2040년부터 적자 전환되고, 2055년에는 고갈이 예상된다. 클라이언트들의 불안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강현호, 박준희 회원은 “이제 시대적 흐름에 맞는 공부를 통해서 정말 우리를 믿고, 본인의 가족과 행복한 은퇴를 준비하는 클라이언트에게 어떤 서비스를 할 것인가에 대한 가치관과 철학을 재정립해야 한다. 이러한 방법을 통한다면 ‘나’와 클라이언트의 성공적인 미래를 모두 보장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안내 말씀] 아래 링크의 인터뷰에서 더 많은 MDRT 회원들의 인사이트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톰 D. 헤그나(Tom D. Hegna): 성공적인 은퇴를 돕는 7단계 전략
송세원: 보험 리모델링을 통한 확정형 연금자산 마련 노하우
브라이스 샌더스(Bryce Sanders): 시기에 따라 고객의 보험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요?
제이슨 L. 스미스(Jason L. Smith): 버킷 플랜: 걱정 없는 은퇴를 위한 자산 관리
Liz DeCarlo: 설계사의 은퇴는 누가 조언해줄까요?
강현호, 박준희: 퇴직 소득 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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